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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One Fine Morning, 2023

심플한 내용의 영화일 수도 있지만 산드라의 친부가 철학교수인 걸 생각하면 그리 단순한 영화가 절대 아니다. 그래도 일단 단순화를 시켜보면 ‘선택’ 과 ‘실체’, 그리고 ‘진실’ 에 대한 영화였다. 눈에 보인다고 ‘실체’ 는 아니며, 반드시 ‘진실’ 도 아니다. 그렇다고 ‘거짓’ 도 아닌 것이다. 그럼 뭐지? 알 수 없는 것인가 단순히?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선택’ 의 중요성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하지 않은 상황 에서는 인물들이 어딘가 조금씩 하자가 있는 모습이 나온다. 아빠는 산드라가 찾아오지 않자 등이 굽어있었고, 산드라의 딸은 다리를 절었고, 클레망이 갈팡질팡하자 산드라와의 관계도 혼란이 온다. 하지만 선택을 한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명확하다. 결과야 어떘든. 요양원에 보낸 결정을 한 전처의 모습 (차안에서) 가 그렇고, 아빠가 여자친구인 레일라를 선택했을 때도 등이 펴지고. ‘본인’ 의 선택이 중요한 것이다. 레일라가 병원에 오든 말든 아빠 본인이 레일라를 ‘선택’ 했기에 등이 펴지고 삶의 작은 희망이나마 생기는 것이다.

클레망도 산드라를 본인의 의지로 선택하고 나서야 행복해졌다. 가정으로 돌아갔지만 클레망 본인의 ‘온전한 선택’ 이 아니었기에 허상에 사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눈 뜬 허상의 세계에 살 것인가 보이지 않는 진실의 세계에 살 것인가, 아니면 눈뜨고 허상과 진실을 마주하며 진실을 선택하며 살 것인가. 진실과 허상 모두를 마주할 수 있는 것은 보는자의 특권이자 저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