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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the Dog, 2021

김혜리의 ‘필름 클럽’ 팟캐스트 연말 결산 편을 듣다가 ‘파워 오브 더 독’ 에 대한 이야기를 하길래 보게 되었다. 커스틴 던스트, 컴버비치가 나온다 하고..그러고 보니 커스틴 던스트가 나왔던 영화를 요즘 거의 못 본 것 같다. 기억나는게 ‘존 말코비치 되기’, 스파이더맨 1편 정도? 정말 오래 되었다. 어쨌든 주말에 집에서 혼자, 조용히, 굉장히 집중되는 환경에서 보게 되었고…

다보고는 사실 좀 충격이었다. 영화를 아무런 정보없이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정말 전혀 뭔내용인지 몰랐고 서부극인가 싶다가, 그냥 한 인간의 전기인가 싶다가 아니었다. 고도의 스릴러였다. 눈치빠른 분들은 영화 곳곳에 조금씩 흘려주는 힌트를 보고 어느정도 결말이 예상되겠다 싶지만 난 그렇지 못하니 마지막에 멍 때리면서 봤다. ‘이게 뭐지?’ 다 보고나서 곱씹어 보니 관찰한 장면이나 의문스러운 씬에 대해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들의 감상평 보면서 비교해 봐야지…

관찰한 것

필은 게이이다. 헨리 브롱코는 그의 연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필은 영화에서 다른 카우보이들의 리더격으로 나온다. 남자 답고, 남성적인 행동을 하려하고, 연약한 피터를 초반에 조롱하고. 하지만 게이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 피터의 여성스러움을 지나치게 조롱한다. (자신의 게이성을 감추기 위한 무의식)
  • 레드 밀에서의 연회가 끝나고 다른 곳에서 2차 달릴 때, 친동생인 조지가 안 보이자 당황스러운 듯 찾으면서 연회에도 돌아가지 않고 엄마 찾던 아이가 울다 잠들 듯 침대에서 잠든다. 그러다가 동생이 들어오자 요상하게도 그 좁은 한 침대에서 잔다.
  • 로즈가 결혼 후 처음 필을 만나는 날 밤, 로즈와 조지가 사랑을 나누는 것을 알게되자 마구간으로 나가서 헨리 브롱코의 안장과 유품을 만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때의 카메라 워크와 손길이 마치 연인이 사랑을 나누는 것 같은 모습으로 묘사한다고 느낌. 헨리 브롱코가 단순히 스승 같은 존재는 아니였다고 생각되기 시작함.
  • 숲에서 비밀스럽게 목욕하는 장소가 있는데 그 곳에서 필의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육체에 관한 잡지 뭉치들이 발견됨.
  • 필이 면수건 같은걸로 몸을 닦는 씬이 있는데 그 면수건이 헨리 브롱코의 유품이거나, 헨리 브롱코의 마구를 손질할 때 쓰는 것이 아닌가로 추정됨
  • 마지막에 밧줄 만들어 줄 때 피터가 필에게, 헨리 브롱코와 한 텐트에서 잘 때 나체였냐고 물었는데 대답하지 않고 묘한 눈빛만 보냄
  • 소를 거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맨손으로 쉽게 거세함. 거세 -> 남성성 제거 -> 별 거부감이 없다 -> 필은 사실 남성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게이일 가능성이 높다.
  • 피터가 로즈가 이끄는 마차를 타고 카우보이들이 일하는 캠프에 방문하는데, 그 때 피터가 새를 보고 다시 마차로 돌아오는 길에 다른 카우보이들이 게이 아니냐고 조롱하자 그 때 필이 반응하여 갑자기 피터에게 잘해주기 시작함.

관찰한 것들이 ‘필이 게이이다’ 라는 것에 집중되었는데 이러한 장면들이 많이 관찰되었다는 건 영화를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라는 것인데 사실 게이인 것이 어떤점에서 중요한 건지 아직 잘 와닿지 않는다. 한 번 밖에 안 봐서 생각이 짧은 듯…

여튼 커스틴 던스트의 내면의 갈등을 표출하는 연기도 너무나 좋았고, 오이형은 참 어떤역이든 부드럽게 녹아드는 그런 자연스럽고 섬세한 연기를 잘 하는 것 같고, 피터역의 코디 스밋맥피는 처음보는 배우지만 피지컬과 연기력에 감탄하였다. 다시봐도 좋을 멋진 영화였음!

잘 모르겠는 것

  • Dog 의 의미
  • 목장 근처 산 모양이 Dog 인 것의 의미
  • 로즈는 피터의 계획을 알았을까

기타 정보

  • 커스틴 던스트 (로즈), 제시 플레먼스 (조지 버뱅크) 는 실제로 부부사이이다.
  • 감독은 그 유명한 ‘피아노’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