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31 久保田 三十周年 記念 純米大吟釀 (쿠보타 30주년 준마이 다이긴죠)
언젠가 지인 커플이 오랜만에 우리집에 놀러 오기로 했었다. 각자 마시고 싶은거 알아서 사기로 했고, 안주가 참치여서 난 사케를 고르러 와인앤 모어에 갔다. 사케를 둘러보다 쿠보타 사케라는 것을 추천해주셨고 그 때 당시 세일 하지 않은 상태에서 5만원 쯤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케도 잘 모르는데 5만원 짜리를 왜 샀는지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튼 난 서래마을 와인앤모어 지점 분들의 추천을 믿기 때문에 덥석 물어 뜯어서 가져 왔었다. 마셔보니 너무나 좋았고 (상온) 최근에 참치를 집에서 먹을 일이 있어 다시 마시게 되어 적어 본다.
개요
쿠보타는 사케 시장에서 매우 유명한 사케 브랜드 중 하나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쿠보타의 센쥬, 만쥬 시리즈가 유명하다. 좋은 쌀이 생산되는 니가타현의 아사히주조 에서 양조 하였다.
항목 | 내용 |
---|---|
성분 | 쌀, 누룩 곰팡이, 효모 |
용량 | 720ml |
돗수 | 15 % |
정미율 | 50 |
산도 | 1.3 |
일본주도 | +-0 |
쌀
니가타현의 대표 쌀인 고햐쿠만고쿠를 누룩쌀 찐쌀 50:50의 배율로 사용하여 양조하였다.
고햐쿠만고쿠는 1938년에 니가타현 농업시험장에서 개발한 쌀로 주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맛’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고 한다.
니가타현의 다른 쌀로 고시탄레이가 있는데 고햐쿠만고쿠를 아버지로 야마다니시키를 어머니로 만든 신품종 이라고 한다.
정미율
정미율 50으로 다이긴죠 급이다. 정미율은 낮을수록 도정을 많이했다는 뜻인데 70 이하는 혼죠조 급, 60 이하는 긴죠 급, 50 이하는 다이긴죠 급으로 친다. 준마이는 양조할 때 양조알콜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양조했을 때 붙이는 이름이다.
정미율이 낮다고 무조건 고급인 것은 아니며, 잡 맛이 덜하고 순수한 쌀의 맛에 더욱 가깝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오히려 정미를 너무 많이하면 다른 부가적인 향이라든지 고유의 특징이 줄어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산도
사케 100 mL 에 들어있는 호박산, 유산, 사과산과 같은 각종 산의 총량을 말한다. 높으면 신 맛, 낮으면 단 맛이 난다. 그러면 1.3은 신 맛이라는 건가 단 맛이라는 건가. 찾아보니 전체 니혼슈 (사케) 의 평균이 1.3~1.5 정도 인데 이보다 낮으면 탄레이 (담려, 담백을 의미할 듯), 높으면 노코 (농후함) 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요 친구는 밸런스가 좋고 살짝 담백한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일본 주도
+-0 으로 와인 용어로 따진다면 드라이 하지도 스윗 하지도 않은 중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일본 주도를 읽는 법은,
- 일본 주도가 + 일수록 == 당분이 적은 술 == 드라이한 술
- 일본 주도가 - 일수록 == 당분이 많은 술 == 스윗한 술
이다. 일본 주도는 니혼슈의 비중을 표기하기 위한 단위인데 ‘니혼슈도계’ 라고 하는 특수한 비중계를 띄워 측정한다. 맥주 양조하면서 비중계를 띄워 알콜 돗수를 예측하는데 그와 비슷한 방식일 것 같다.
순수한 물의 비중인 1을 기준으로 가벼우면 +, 무거우면 - 로 표시한다. 이 친구는 0이니까 달지도 드라이 하지도 않은 적당한 밸런스를 가진 친구이다.
특징
온더락으로 마셨다.
향
서양배와 메론 향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향이 메인이라고 하는데 정말 메론과 같은 향이 나긴 한다. 배 같은 향이 나기도 하는데 서양배와 일반배는 다른 향이 나는걸까? 굳이 서양배라고 콕 집어 이야기 하니 궁금해진다. 다른 사케와 비교하여 약간은 화려하며 메론향이 나는 편이다.
맛
맛은 향에서 이어지는 메론과 배의 과하지 않은 단 맛, 약간의 신 맛 이 이어지기 때문에 단순하지 않으면서 부드럽다. 니혼슈도 0, 산도 1.3에 맞게 밸런스가 좋다고 느꼈고 마신 후에는 깔끔했다. 다이긴죠 혹은 준마이다이긴죠 들이 이런 걸까? 다른 사케도 좀 마셔봐야겠다.
그 밖에
참치처럼 담백한 친구들 보다는 약간은 화려한, 레몬이나 유자 혹은 꿀을 곁들인 요리 같은게 배의 맛과 향에 잘 어울릴 거 같다고 느꼈다.